파킨슨병은 많은 사람들이 손 떨림이나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운동 관련 증상’으로만 나타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더 먼저 나타나는 ‘비운동 증상’이 존재합니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면 이 같은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고 증상을 발견하는 즉시 병원진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을 돕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비운동 증상들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후각 저하 – 냄새를 못 맡는 게 단순한 노화가 아닐 수 있다
파킨슨병의 가장 초기 신호 중 하나가 바로 ‘후각 저하’입니다. 많은 중장년층이 냄새를 잘 못 맡는 것을 단순히 나이 탓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이는 뇌 속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기 시작했음을 나타내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후각은 뇌의 특정 부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초기 병변이 생기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약 80%가 발병 이전에 후각 이상을 겪었다고 보고됩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후각 저하는 발병 수년 전에 이미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년 전에 발생하기도 하고 후각 저하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히 감기나 비염이 원인이 아니라, 뇌신경계에 서서히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요즘 들어 음식 냄새가 덜 느껴지거나 향수를 예전처럼 인지하지 못한다면, 한 번쯤 신경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후각 저하만으로 병을 단정할 순 없지만, 여러 증상들과 함께 나타난다면 조기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때문에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수면장애
중장년층이 흔히 겪는 ‘수면의 질 저하’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비운동 증상 중 하나입니다. 특히 파킨슨병과 관련된 수면장애는 단순히 ‘잠을 잘 못 자는 정도’가 아니라, 꿈을 꾸면서 실제로 몸이 움직이는 REM 수면 행동장애(RBD)가 대표적입니다.
REM 수면은 우리가 꿈을 꾸는 시기인데, 정상적인 경우에는 이때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뇌가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킵니다. 그러나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이 제어 기능이 무너지면서, 꿈에서 싸우거나 달리는 행동을 실제로 몸이 따라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배우자나 가족이 “자는 동안 발로 찼다”, “소리를 질렀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잠꼬대로 여기지 말고 이러한 행동이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 중 무의식적인 몸의 반응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며, 파킨슨병 초기 진단에서 중요한 단서로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이 증상은 운동장애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먼저 발생할 수 있어,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는 등의 수면 패턴 변화가 지속된다면 신경계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스트레스로 치부하지 말고, 필요한 경우 수면 클리닉이나 신경과 진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감과 무기력 – 심리적 변화도 뇌신경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이나 무기력을 심리적인 문제, 또는 단순한 노화의 일부로 여깁니다. 그러나 파킨슨병 초기에는 실제로 도파민 분비 감소로 인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우울감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이 달라져야 합니다.
특히 활동량이 줄고, 이전에 즐기던 일에 흥미를 잃는 등의 변화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피로 이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변에서도 “요즘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 그 자체가 몸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대부분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을 매우 가볍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학적으로도 파킨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동반하며, 많은 경우 진단 이전부터 이미 정서적 변화가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감이 단기간이 아닌 수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 기능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심리상담뿐 아니라 신경계 검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처럼 파킨슨병은 신체적인 운동 장애보다 심리적, 정서적 변화로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인식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파키슨병은 운동 장애만 나타낸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파킨슨병은 단순히 손 떨림이나 걸음걸이 변화로만 인식되기 쉬운 병입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게는 운동 증상보다 오히려 후각 이상, 수면장애, 감정 변화 같은 비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에 이 같은 신호들을 인식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다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이런 증상이 나이 탓이라 여기고 지나치기 쉬운 작은 변화일수록, 건강의 큰 힌트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